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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기타] Shang : GAO를 준비하면서

by 디지몬 연구소장 202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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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TCG GAO 2024 특전 플레이 매트 치밀한 전술
치밀한 전술을 준비하는 것은 TCG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오늘 포스팅할 칼럼은 조금 특별하다.

일반적인 메타와 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덱이 아닌, 해외 GAO 진출 플레이어가 토너먼트를 준비했던 방법을 적은 칼럼을 가져와봤다.

개인적으로 시드권을 포함한 최근 성적이 많이 좋지 않기 때문에, 번역을 하면서 연구소장 역시 천천히 읽어보기 좋은 칼럼이었다.

단순한 덱 운영 정보 뿐만 아니라, 게임 외적인 부분도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소개]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번에는 평소처럼 덱 프로파일이나 워스토리가 아닌,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려보고자 합니다.
바로 3년 연속 아시아 파이널에 출전하며 얻은 경험,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안정적으로 높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제가 배운 것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올해 저는 사실 어느 정도 물러나고,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예선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진심 어린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SG와 ID GAO를 거치면서, 저는 그동안 쌓아온 어떤 기본기, 습관들이 제가 예전만큼 플레이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내게 해준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또한 Unker 팀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제 학습과 연습 과정이 훨씬 효율적이 되었고, 예전처럼 많은 로컬이나 EVO 컵에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부디 이 팁들이 여러분의 대회 준비와 운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제 기준에서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되는 시간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쁘겠습니다.


[대회 준비]

저는 대회 준비를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타 분석덱 선택, 그리고 매치업 반복 연습입니다.


1. 메타 분석

메타 분석은 정말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면, 트위터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모든 우승 덱리스트를 전부 테스트해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전부 “아, 저 덱은 로컬에서나 먹히지, 메이저에서는 절대 못 올라간다”라고 치부해버리는 것도 현명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그 균형점은 새로운 강력한 상호작용, 혹은 타이밍 함정을 피하기 위해 매우 정확한 순서가 필요한 기술적 필드 상태를 직접 이해하고 체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도사몬 루프는 콤보가 시작되면 매우 긴 효과 체인을 구성하기 때문에 다른 덱들과는 전혀 다르게 플레이됩니다. 

실제로 저는 싱가포르 챔피언십 시리즈 Cycle 2에서 이 덱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덱을 배우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미라쥬나 리바이어처럼 즉발적 반응 효과가 있는 덱들과 직접 붙어보지 않았다면, EX2 포코몬의 진화원 효과인 드로우 1을 언제 발동하느냐에 따라 상대 미라쥬가 메모리를 언제 얻는지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혹은 BT19 샤크라몬의 필수 토큰 생성 효과보다 앞에 새로운 효과를 발동하여 로스트룸의 트리거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같은 디테일을 경험을 통해 배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결국, 대회 전에 더 많은 상호작용을 배우고 기억해둘수록, 실제 경기에서는 올바른 선택을 떠올리는 데 드는 에너지가 줄어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연습 때 일부러 잘못된 플레이를 해서 실수의 고통을 체감하면, 다시는 잊지 않는 타입입니다 xD.

메타에 중요한 덱들을 각각 몇 판이라도 연습해보면, 그 덱의 승리 조건, 멀리건 전략, 그리고 어떤 손패가 막히는 패인지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덱이 최상의 조건일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에 지나치게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실제 대회에서는 상대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고무엇을 못 찾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그들의 좋지 않은 손패를 과하게 오버커밋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응징하는 판단이 똑같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패를 못잡고 있는데 “안전한 플레이”만 반복하면, 그 순간마다 상대에게 한 턴씩 회복할 기회를 주는 셈입니다.
따라서 상대의 역전을 차단하는 문을 확실히 닫는 법을 익히는 것이 승률을 크게 올립니다.


2. 덱 선택

덱 선택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제가 지난 3년 동안 주요 대회에서 사용한 덱들을 되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2–23 Prelim 1 (BT11) – 블랙워그레이몬 X, 5-0, Prelim 2 진출
- 2022–23 Prelim 2 (BT12) – 그란디스, 6-1, 80+명 중 2위, 아시아 파이널 진출
- 2022–23 Asia Finals (BT12) – 그란디스, 3-2, 24명 중 7위, 시즌 종료
- 2023–24 Championships Prelims (BT15) – 아포칼립몬, 6-1, 80+명 중 2위, 싱가포르 파이널 진출
- 2023–24 싱가포르 Finals (BT16) – 최건우 하이브리드, 3-0, 아시아 파이널 진출
- 2023–24 Asia Finals (BT16) – 워매웃코, 3-1, 16명 중 6위, 시즌 종료
- 2024–25 싱가포르 GAO (BT17) – 워매웃코, 8-2, 128명 중 2위
- 2024–25 ID GAO (BT18) – 워매웃코, 11-0, 130명 중 1위
- 2024–25 싱가포르 DC-1 GP (BT18) – 미라쥬, 6-2, 62명 중 Top 4
- 2024–25 싱가포르 Championship Cycle 2 (BT19) – 미라쥬, 8-1, 1위, 아시아 파이널 진출

아마 이 리스트를 보면 첫 반응은 이럴 겁니다:
“우엑! 왜 이렇게 재미없는 덱들만 해?”

저도 솔직히 말해 이 덱들 중 상당수는 재미없습니다 xD
하지만 저는 저 스스로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했습니다.

저는 TCG를 오래 해온 유저가 아닙니다.
실제로 디지몬 카드게임은 제가 처음으로 경쟁적으로 임한 TCG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테크니컬한 덱을 10시간 동안 완벽하게 굴릴 멘탈 스태미너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 지역은 예선 규정이 매우 가혹합니다 —
보통 60–100명 규모의 메이저 예선을 우승하거나 최소 Top2는 해야 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승에서 멘탈 피로 때문에 실수하면… 그건 정말 뼈아프죠.

그래서 저에게는 지루하지만 강력한 덱, 그리고 게임을 빠르고 주도적으로 끝낼 수 있는 덱이 훨씬 유리했습니다.
라운드 사이에 물 마시기, 화장실 가기, 간단한 음식 섭취 같은 기본적인 자기 관리도 엄청 중요하거든요.

요약하자면,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자신의 스타일과 한계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플레이스타일에 맞는 가장 강한 덱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입니다.

언젠가 제가 타케미카즈치 같은 초고난도 덱을 10시간 동안 완벽히 굴릴 수 있게 되면…
그때는 라인업에서 이런 지루한 덱들이 좀 줄어들지도 모르죠 LOL


3) 마지막 단계: 반복 연습

메타 덱들이 익숙해지고, 사용할 덱까지 정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반복 연습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덱 리스트 조정까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효율적인 연습을 위한 몇 가지 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불리한 매치업을 더 많이 연습하세요

심지어 대회에서 그 매치업을 만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도요.

30–70 매치업에서 그 30%를 어떻게 잡아내는지 배우면, 스위스 라운드 초반이나 ‘승패가 곧 진출’인 중요한 라운드에서 대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상대 디지타마가 뒤집히는 순간부터 어떻게 이 매치업이 불리해지고, 그걸 이기려면 어떤 아웃을 노려야 하는지를 미리 계산하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나쁜 손패로도 연습하세요

안좋은 패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멀리건이 있어도 그렇습니다.

연습 때는 나쁜 손패를 그냥 버리지 말고, 그걸로 최선의 라인을 찾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연습에서는 위험한 플레이도 과감히 시도하세요

연습은 배우기 위한 시간이지, 이기기 위한 시간이 아닙니다.
늘 안전한 라인만 100번째 반복하지 말고, 발견한 새로운 라인을 직접 시험해보세요.

성공하면? ⇒ 대회에서 쓸 수 있는 비장의 기술을 얻은 겁니다.
실패하면? ⇒ 아, 이건 하면 안 되는구나 하면서 학습 완료입니다.

물론 위험한 플레이는 목적 있게, 그리고 결과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한 상태에서 시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연습에서 “고비용 플레이”가 실패했다고 해도, 그게 상대가 3~4장의 특정 카드가 모두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한 반격이었다면, 대회에서는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다시 시도할 가치가 있습니다.

핵심은 상황 기억력을 확장하고, 대회에서 처음 겪는 라인을 최소화하는 데 있습니다.

- 수량보다 ‘질’이 더 중요합니다

많은 시간, 많은 게임을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실력이 늘지는 않습니다.
배우는 것이 없다면 그 시간은 의미가 없습니다.

진짜 연습 파트너와 함께 특정 매치업만 집중적으로 몇 판 돌리는 것이,
아무 생각 없이 20판을 하는 것보다 훨씬 큰 성과를 가져옵니다.


[대회 당일]

예전 학생 운동선수로서, 저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던 것들을 지금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회 전날 밤, 억지로 더 많은 연습판을 돌리려고 시간을 쓰기보다는 좋은 저녁을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스포츠와 달리 카드게임에서는 신체적인 요소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건강한 컨디션은 경기 당일 머리가 맑게 돌아가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Unkers 멤버들도 이제 나이가 좀 있다 보니, 예전처럼 잠을 못 자거나 몸이 안 좋아도 버티는 플레이가 잘 안 됩니다 xD
그래서 예전보다 건강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건 대회 진행 중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배가 고프거나, 탈수되었거나, 화장실을 참으면서 플레이하는 건 아무 이유 없이 자기 자신에게 핸디캡을 스스로 쌓는 것입니다.

"UNKER : 자기 관리 좀 하세요."

그 외에는… 준비한 자신을 믿고, 플레이하기 전에 한 번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지세요.

방금 손에 있다고 생각한 카드가 정말 손에 있는지, 스크램블을 드로우 페이즈 전에 발동해야 하는지, 트래시에 있다고 착각한 카드가 실제로 있는지, 이런 작은 체크들이야말로 “좋은 플레이어”와 “극도로 꾸준한 플레이어”를 나누는 요소입니다.

자잘한 실수는 순간에는 “운이 없었다”고 느껴지지만, 사실은 조금만 더 깔끔한 플레이였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순간을 즐기세요!

아마 이 말이 제 입에서 나온다는 게 좀 웃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 상대들은 제 표정을 보고 “너무 스트레스 받아 보인다”, “네가 스트레스 받아 하니까 나도 스트레스 받는다” 라고 종종 말하거든요.

하지만 저에게는 이 압박감조차— 제가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깔끔하고 좋은 경기력’**에 대한 부담조차— 이상하게도 즐거움의 일부입니다.
결과와 관계없이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이고, 최선을 다해 승부를 겨루는 그 순간 자체를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이 글이 단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게임을 대하는 태도는 누군가에게는 너무 격렬한 방식이거나, 너무 진지해서 부담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이 가장 행복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행복은—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제 경쟁력을 끝까지 밀어붙여 보는 데서 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길을 걷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언젠가 최고의 무대에서 서로 맞붙을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 무대까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면요 :))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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