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블로그 통계를 살펴보면서, 누추한 연구소를 방문해 주시는 테이머들이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 살펴보곤 한다.
최근 통계를 보면서 꾸준히 조회수가 늘어나는 글이 하나 생겼다.
바로 예전에 EX4 얼터너티브 비잉이 발매를 앞두고 작성했던, 해외 환경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주요 덱들을 예측한 글이다.
- 해당 칼럼 : [EX4] 환경 주요 덱 살펴보기
그러나 이 칼럼은 명백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 해외 환경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이라는 점
- 발매 전에 작성한 글로 지금도 계속 발전하는 국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WCS를 앞두고 이번 환경, 어떤 덱들이 유효할지를 고민하며 내가 작성한 글을 찾아봐 주는 테이머들에게 감사할 따름인데, 그런 분들께 엉성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최근 고민한 내용을 조금 덧붙여보고자 한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프라인 카드를 많이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장 경험과 데이터는 부족하다는 한계를 먼저 밝히며, 지역 또는 매장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부터 다루는 내용은 참고를 위한 의견일 뿐, 너무 맹신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씀도 함께 올린다.
[국내 환경 분석]
위 이미지는 작성 당시 참고했던 메타 데이터이다.
해외 EX4 환경 당시, 조사 기간 중 확인된 모든 게임 데이터를 기반으로 덱별로 승률을 조사해 둔 이미지다.
당시, 해외에서는 너무 늦게 나온 거 아니냐는 원성을 받았지만, 우리에게 이 자료는 요긴하게 사용될 것이다.
국내, EX4 환경 발매 당시 예상되는 티어덱은 단연코 그헌벨이였다.
안정적인 성능과 익숙한 기믹, 그리고 새로운 지원으로 그레이몬은 환경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마탄배로 인한 베르제브몬 픽률의 증가와 마탄배로 단련된 숙련도로 인해 베르제브몬도 환경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헌터는 덱 특유의 난이도와 숙련도 이슈로 환경 초반 어려움을 겪었고, 저평가를 받으며, 동시에 헌터와 대조되는 빠르고 직관적인 플레이로 적하브를 채용하는 테이머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픽률이 늘어나는 그레이몬, 적하브, 베르제브몬을 상대로 파워드라몬이 준수한 승률을 자랑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파워드라몬이 현 메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얼마 전에 마무리되었던 초! 테이머 배틀 3on3에서도 파워드라몬 덱이 멋진 활약을 펼쳤다.
8강 24명 중 총 3명만이 파워드라몬을 선택한 가운데, 파워드라몬을 채용한 두 팀 모두 결승전에 올라가 파워드라몬이 맞붙는 진기한 풍경이 보이기도 했다.
<초! 테이머배틀 3on3 결승전 매치업>
선봉 : 워그레이몬 (?) - 베르제브몬 (?)
중견 : 베르제브몬 (O) - 적하이브리드 (X)
대장 : 무겐 (O) - 무겐 (X)
(커뮤니티를 통해 초! 테이머배틀 3on3의 데이터를 수집했으나, 선봉전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덱별 분석]
두 번째 승률 표는 상위 20%에 입상한 플레이어들의 승률을 수치화한 것이다.
다가올 WCS 2024에서는 다들 덱에 대한 숙련도를 높여 오기 때문에, 이 표를 참고하여 분석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흥미로운 점은 그레이몬 덱의 분리다.
돌진 그레이몬을 별개의 덱으로 분리했으며, 블랙워그레이몬, 가이오몬, 워그레이몬X등의 덱과 별도의 덱으로 분류했다는 점은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5판 이하의 데이터는 의미있는 데이터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비어있는데, 부족한 부분은 전체 통계 또는 개개인의 경험을 통해 판단하면 되겠다.
이미 국내 환경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르제브몬, 적하이브리드, 파워드라몬에 집중해야 할 것이며, 이어서 승률이 51% 이상인 헌터, 블루플레어, 적하이브리드에 주목할 필요성도 있다.
좌측은 살펴보기로 한 주요 덱들이 어려워하는 매치업을 표기한 것이며 (좌)
공란으로 표기된 칸 중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전체 게임 승률표를 참고하였다 (우)
살펴볼 만한 부분은 전체 덱의 숙련도에 따른 승률 차이와 불리한 매치업의 수가 될 것이다.
위 표를 참고하여 나름대로 분석한 내용을 공유해본다.
중요한 대회이니만큼, 어디까지나 이 글은 개인의 관점이며, 덱 선택은 개인의 선택임을 한 번 더 강조한다
1. 베르제브몬
베르제브몬은 훌륭한 덱으로 전체 통계에서도 몇몇 매치업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의 준수한 성능을 자랑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레이몬을 상대할 때의 승률인데, 전체 게임에서는 다소 그레이몬에게 취약한 듯 보였으나, 상위 유저의 승률에서는 그레이몬덱을 손쉽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그레이몬을 상대할 때 숙련도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충분한 숙련도를 갖춘다면 불리해 보였던 매치업도 돌파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도 보인다.
그러나 블루플레어와 파워드라몬 덱에게는 여전히 심각한 승률을 보여주어, 이 두 가지 덱과의 매치업에서는 숙련도로 극복하기 힘든 벽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2. 적하이브리드
적하이브리드의 승률 비교도 흥미롭다.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불리해 보였던 블루플레어를 상대로 훌륭한 승률을 보여주었으며, /반대로 블랙워그레이몬 덱에게는 20대의 처참한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돌진 워그레이몬에게는 100%의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는데, 돌진 워그레이몬의 분포도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단순히 표를 통해 계산했을 때, 그레이몬, 헌터, 파워드라몬이 모두 빨간색으로 안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곧 매치업에 따라 승률의 고저 차가 크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적하이브리드는 환경에 대한 분석을 충분히 한 후에 선택해야 할 것이며, 만약 그 환경이 블루플레어가 많은 환경이라면 덱 숙련도에 대해서 신중히 고민해 봐야할 것이다
3. 파워드라몬 (또는 카오스드라몬)
상위권으로 올라올수록 파워드라몬 덱의 분포도가 늘어난 점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다.
블루플레어와 헌터덱에게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카운터픽이 2개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적하브가 활약하면서 블루플레어가 힘을 쓰기 힘든 국내 환경도 파워드라몬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된다.
생각 외로 준수하고 안정적인 승률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하는 덱에 따른 편차도 크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4. 헌터
헌터덱 역시 숙련도를 통해 유의미한 승률 상승을 이뤄낸 점이 보인다.
특히 상위권에서는 불리한 매치업이 블루플레어밖에 없는데, 이는 곧 상대 덱에 따른 고저 차가 적고 안정적인 게임 플랜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헌터 덱을 놓고 있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혹하게 된다. 이 녀석...!!
5. 블루플레어
최근 오프라인 대회에 참가해 보면 블루플레어를 연구하는 몇몇 테이머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블루플레어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기도 하는데, 이는 현재 적하브가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블루플레어는 전체적으로 준수한 승률과 안정적인 기믹 수행을 보여주지만, 그레이몬과 적하브를 상대로는 특히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적하브를 상대할 때 전체 게임의 승률은 매우 높은 편인데, 반대로 상위 플레이어들의 게임에서는 적하브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
6. 블랙워그레이몬
기존의 그레이몬 덱이 돌진 워그레이몬과 갈라졌기 때문에, 블랙워그레이몬이라는 이름으로 분석을 시작하겠다.
당시 블랙워그레이몬은 상위 유저 중 가장 많은 분포도를 가졌는데, 이는 아마 당시 블루플레어가 활약하는 시기의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메타에서는 적하브를 상대로 훌륭한 성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파워드라몬에게는 불리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치업 계산을 잘해야 할 것이다.
7. 돌진워그레이몬
추가로 흥미로운 점은 돌진워그레이몬인데, 현 메타에서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승률을 자랑하지만, 블워그를 상대할 때만큼은 정말 강한 승률을 자랑한다.
만약 환경에 블랙워그레이몬이 지배하는 환경에 있다면, 돌진워그레이몬은 흥미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마치며]
언제나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어떤 덱을 선택할지는 어려운 고민이다.
덱의 상성과 개개인의 숙련도, 지역 또는 매장별 환경의 차이까지 모두 고려하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
이 칼럼을 작성하면서, 연구소에 방문해 주는 테이머들의 고민을 조금 덜어주길 바랐으나, 오히려 그 반대가 된 것 같다.
칼럼을 쓰다 보니, 고민이 가벼워지기보다는 고민할 거리가 더 늘어난 느낌이랄까
그러나 각 덱의 분포도와 승률을 보면서, 분석하는 과정은 분명히 큰 의미가 있었다.
보이지 않던 메타의 흐름을 보기 시작하고,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대회가 시작되면서 여러 흐름이 발견될 것이다.
우승 덱이 공개되고, 상위권 덱들이 공개되면서 때로는 유력한 덱에 합류하고, 때로는 그 덱을 제압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는 등 승리를 위한 테이머들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이 칼럼이 그 흐름을 살펴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아래에 승률 분석표를 원본으로 첨부한다.
WCS에 참여하는 모든 테이머들의 건투를 빈다.
[승률 분석표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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